큰 가방, 큰 모니터 꼭 필요할까? 디지털 노마드가 물건 고르는 기준 BEST 8

밖에서 일하는 사람은 물건을 살 때 보는 게 조금 다릅니다. 디놈들을 같이 운영하는 슬님과 제가 실제로 물건을 고를 때 뭘 먼저 보는지, 상황별로 정리해 봤습니다.
저는 무게와 내구성, 그리고 하나로 여러 일을 하는지를 먼저 보는 편이고요. 슬님은 디자인을 먼저 본다고 해요. 그래서 중간중간 둘의 답이 갈리는 곳도 있어요.
1. 가방을 고를 때 - 내 짐이 딱 들어가는 크기

예시: 맥북, 지갑, 폰이 들어가는 크로스백 | 2만 원 아래
저는 가방을 고를 때 당연히 수납력부터 보는데요. 그렇다고 큰 가방이 답은 아니에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쓸 필요는 없거든요. 맥북 하나에 지갑과 폰 정도 넣는 짐이라면, 세계여행 때 메는 큰 가방은 무게와 부피만 늘려요.
그래서 지금은 2만 원이 안 되는 크로스백을 메고 다녀요. 가볍고 무난하고, 맥북이 딱 맞게 들어가요. 짐에 맞춰 가장 작고 가벼운 쪽을 고른 거예요.
2. 노트북을 고를 때 - 콘센트 없이 버티는 배터리

예시: 맥북 에어 13 M5 | 무선 인터넷 최대 15시간
밖에서 일하다 보면 콘센트 자리를 못 잡는 날이 있잖아요. 원래 윈도우를 쓰다 맥북으로 옮긴 이유도 이거였는데요. 카페나 야외에서 글을 쓰고 일할 때는 배터리가 오래 가는 게 제일 중요했거든요.
애플 칩이 들어간 맥북부터는 화면 밝기와 키보드 조명만 조금 줄여도 거뜬히 버텨요. 지금 쓰는 맥북 에어 13 M5는 애플 사양에 적힌 대로 무선 인터넷 최대 15시간이에요. 아이폰으로 온 문자를 맥에서 바로 복사해 붙이는 것 같은 소소한 연동도 좋았고요.
3. 폰을 고를 때 - 노트북과 같은 C타입 단자

예시: 아이폰 12 미니(라이트닝)에서 아이폰 15(USB-C)로 | 171g
작고 효율적인 폰을 좋아해서 아이폰 12 미니를 몇 년 동안 썼는데요. 이 폰은 라이트닝 단자라, 노트북용 C타입 선과 별개로 충전 선을 하나 더 챙겨야 했어요. 밖에서 일하는 사람한테는 충전 선 하나 더 들고 다니는 게 생각보다 귀찮거든요.
그래서 폰이 고장 나 바꿔야 했을 때, 화면이나 카메라보다 단자부터 봤어요. 아이폰은 15부터 C타입 단자가 들어갔는데요. 그중에서 작은 걸 찾다가 15를 골랐어요. 애플 사양에 적힌 무게는 171g이에요. 최신 모델은 아니지만 선 하나로 노트북과 폰을 같이 채울 수 있어요.
4. 허브와 케이블을 고를 때 - 선이 끊어져도 버티는 구조

예시: 선을 따로 꽂는 분리형 허브, 줄이 감기는 릴케이블
들고 다니는 물건은 집에 두는 물건보다 쉽게 상해요. 그래서 선이 달린 물건은 단선부터 걱정하는데요. 맥북 에어는 C타입 포트가 두 개뿐이라 허브가 필수예요. 그런데 선이 본체에 붙어 있는 일체형 허브들은 대체로 반년에서 1년이면 선이 끊어져 수명을 다했어요. 카페에서 정작 필요한 순간에 안 되는 게 제일 열받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선을 따로 꽂는 칼디짓 ‘소호독’을 써요. 선이 상하면 선만 바꾸면 되고, 3년 넘게 현역이에요(자세한 사양은 지난 글에 적어 뒀어요). 케이블은 비싼 선이 비싼 값을 하더라고요. 요즘은 줄이 본체 안으로 감기는 릴케이블을 쓰는데, 감아 두면 꼬일 여지 자체가 없어요. 다만 썬더볼트 케이블이 아니라 데이터 전송 속도는 조금 아쉬워요.
5. 보조 모니터를 고를 때 - 놓을 자리와 들고 갈 수 있는지

예시: 노트북 옆에 세우는 포터블 모니터 | 중고 8만 원
여기서부터는 슬님 이야기예요. 슬님은 노트북 화면이 작아서 자꾸 뚫어져라 쳐다보게 되는 게 문제였다고 해요. 자세를 바로 하려고 처음엔 집에 있는 아이맥에 맥북을 무선으로 연결해 봤는데요. 쓸 수는 있지만 반응이 느릿느릿했다고.
큰 모니터는 원룸에 둘 자리가 없었고, 개발을 배우러 갈 때도 들고 가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 고른 게 포터블 모니터예요. 화질이 중요한 작업은 맥북 화면으로 하고, 옆 화면엔 폴더나 인터넷 창만 띄워 두면 되니 큰 성능은 필요 없었고요. 같은 모델을 당근에서 8만 원에 샀다고 하네요.
6. 마우스를 고를 때 - 트랙패드로 되는지 먼저

예시: 트랙패드로 되면 생략 | 사면 매직 마우스 99g, 99,000원
마우스는 둘의 답이 갈려요. 저는 트랙패드로 다 되는 작업이라 마우스를 안 들고 다녀요. 반면 슬님은 마우스가 트랙패드보다 편하다는 쪽인데요. 그중에서도 애플 ‘매직 마우스’가 제일 편하다고 해요. 트랙패드처럼 쓸 수 있고, 작아서 들고 다니기도 좋다는 게 이유예요.
애플 스토어에 적힌 무게는 99g이고, 윗면을 쓸어서 스와이프와 스크롤 같은 제스처를 쓸 수 있어요. 한 번 충전하면 한 달 넘게 쓴다고 하고요.
7. 한 가지만 하는 장비를 고를 때 - 지금 내 일에 꼭 필요한지

예시: 사야 한다면 작고, 국내 AS가 되고, 음질 후기가 좋은 마이크
저는 하나로 여러 일을 하는 물건을 좋아해요. 충전기도 C타입 두 개, A타입 하나에 애플워치 충전 자리까지 붙은 걸 들고 다니고요. 반대로 마이크처럼 한 가지 일만 하는 장비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요. 에어팟이든 유선 이어폰이든 마이크는 이미 달려 있으니까요. 성능은 아쉬워도, 녹음이 본업이 아니면 거기서 끝나요.
그래도 사야 한다면 슬님이 고른 방식을 참고해 볼 만해요. 슬님은 마이크를 고를 때 작은 것, 국내에서 AS가 되는 것, 음질 후기가 괜찮은 것을 봤다고 해요. 큰 팟캐스트용 마이크는 할인도 없고 USB로 연결해야 했고, 무선 마이크는 연결했다 뺐다 하는 게 생각보다 번거롭다는 이유였다고.
8. 기능이 비슷할 때 - 마음에 드는 디자인

예시: 맥북과 구분돼 보이는 허브
마지막은 디자인이에요. 슬님은 이걸 제일 먼저 본다고 해요. 기능이 비슷하고 가격이 1, 2만 원 차이라면 예쁜 쪽을 산다고 해요. 만 원짜리와 3만 원짜리 마우스의 기능이 같다면, 2만 원을 더 내고 예쁜 걸 쓰겠다는 거예요.
허브를 고를 때도 그랬다는데요. 당시엔 맥북처럼 각진 알루미늄 허브가 많았는데, 그게 싫어서 일부러 맥북과 구분돼 보이는 앵커 허브를 골랐다고. 물론 내 용도를 채운다는 전제에서예요. 저는 기능을 먼저 보는 편이라, 여기서는 의견이 갈렸어요.
그래서 뭘 먼저 보면 될까요?
정리하면 들고 다니는 물건은 크기와 무게, 선이 달린 물건은 단선, 한 가지 일만 하는 장비는 지금 꼭 필요한지를 먼저 보면 돼요. 그다음 기능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고르면 되고요.
여러분은 물건을 살 때 뭘 제일 먼저 보나요? 고르는 기준이 확실한 물건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